불편한 편의점2_그래도 괜찮다.

 
불편한 편의점을 재미있기 읽었기에 불편한 편의점 2편도 나와 있다고 하니,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도서관에서 빌려 왔습니다. 물론 대개 1편이 성공하고 따라나오는 2편은 실망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습니다.
요즘 계속 소설들만 읽히고 있어서 이번에는 아이들이 지치지 않도록 지식e채널과 가볍게 읽을 수 있게 편집되어 있는 화학 상식에 대한 책도 좀 빌렸습니다. 
 

불편한 편의점 1권은 이세계 편의점이라고 독후감?을 남겼었는데요. 주인공 독고의 완벽함에 이세계 진입 스킬로 그런 능력을 부여받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기에 지은 제목이었습니다. 
[읽다,느끼다,생각하다] - 불편한 편의점_김호연 현실판 이세계 편의점

불편한 편의점_김호연 현실판 이세계 편의점

2부에서도 일찍 퇴장하는 곽아저씨 말고는 1부의 편의점 인물들이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그리고 새로운 주인공과 동네 주민들의 이야기가 1부와 마찬가지로 이어지죠. 1부 주인공 독고와는 차별성 있는 2부 주인공 홍금보도 나름 괜찮은 캐릭터였습니다만, 1부와 비슷한 전개에 조금은 가벼워진 느낌 같은 느낌? 뭐라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역시 1부만큼 인정해주긴 어려운 2부였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저의 감상일 뿐이니 직접 읽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김호연 작가 소설은 불편한 편의점이 처음입니다만, 글에 흡입력이 있어서 술술 읽혀 넘어가니 위에 제가 적은 글은 무시하고 그냥 책 잡고 읽어보세요. ㅎㅎ 
 
1부에서도 2부에서도 코로나 시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2부에서는 코로나 절정기의 시대로 소설 속 그려지는 모습이 아련해지네요 (물론 아직도 코로나가 완전히 끝난 건 아닙니다만, 완전한 통제 속에 살던 시기는 지났기에 과거로 봐도 무방하겠죠^^;) 
 
2부에서는 각 등장인물들의 에피소드가 1부와도 좀 겹치는 면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이것도 저만 그리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니 읽어보시고 같이 이야기 나눌 분이 있으면 좋겠네요. 애들도 읽을 예정이라 애들이랑도 이야기 해봐야겠습니다. 그ㅡ리고 편의점 주인할머니의 망나니 아들은 초반부터 끝까지 나오면서 조연급 감초역할을 해주는데요. 그런데 이 친구가 이생망이라는 표현을 감탄사처럼 내뱉고 사는 인물이라는 설정이라, 뭔가 인생존망이라는 웹툰의 주인공 느낌도 살포시 나는 것이, 머릿속에 그 웹툰 주인공 이미지가 떠오르더라구요. 같은 개과천선하는 계통이라 그리 떠오른 건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민식이를 생각하면 인생존망 캐릭터가 생각납니다. 
 
1부에서 독고가 그랬던 것처럼 2부의 홍금보도 손님들을 참 불편하게 만듭니다. 그러고 보면 그건 사람에 대한 관심이네요. 사람에게 관심을 두는 것은 요즘 세상에서는 드물다고도 할 수 있는 행동인데요. 여기 불편한 편의점2에 나오는 영진이라는 알바나 마지막에 나오는 준성이라는 알바도 인사도 건성건성, 휴대폰은 계산할 때나 내려놓을 정도로 주변에 관심을 두지 않으니 말이죠. 그런 행동이 좋아 보이진 않지만 어찌보면 그러는 것이 손님으로서도 마음이 편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지난 번에 불편한 편의점 글 쓸 때도 이야기 한 것이지만 옷가게나 전자랜드 같은 곳에서 점원이 옆에 붙어서 설명해주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 그리고 단골이라고 아는 척하며 뭔가를 챙겨주는 것이 어떤 사람들한테는 엄청나게 불편하고 재방문 의사를 제로로 만들어 버리는 궁극기가 되어버릴 수도 있으니, 그냥 손님 오면 대충 인사하고, 알아서 제품 사서 오면 대충 계산해주고 인사하고 보내는 것이 어쩌면 요즘 시대에 어울리는 처세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불편한 편의점은 1권도 그랬지만 2권 또한 각 등장인물들이 멘토링을 받은 후의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까지만 보여줍니다. 말하자면 열린 결말인 거죠. 결론적으로 어찌되었나는 굳이 스토리 상 들어갈 필요 없는 곁가지 같은 것이기에 이야기만 너저분해지고 안 넣는 것이 맞을 겁니다. 솔직히 잘 됐다는 결론이 있으면 좋겠다는 사적인 욕심도 있습니다만, 어차피 한치 앞도 모르는 우리 인생, 그 사람들도 알아서 살겄지유 뭐... 
 
이 정도 스포는 괜찮을 거 같은데, 1부의 등장인물의 열린 결말 하나는 2부에 나옵니다. 1부에서 독고의 선견지명으로 유튜브 채널 개설 후, 꽤 큰 편의점 체인의 점장으로 스카웃 되어 갔던 시현 양인데요. 2부에서는 코로나로 점장 자리에서 잘리고, 새로운 일을 위해 일본어학원을 다니는 것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별도의 에피소드도 나오니 책에서 확인하시면 되겠습니다. 
 
1부에 비해서는 역시 뭔가 좀 더 작위적인 느낌? 의 2부였지만, 여전히 따스한 시선으로 사람들의 생활을 그려내고 있는 듯하여 이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책은 흐뭇하게 보기에는 적당한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으로써 배우 홍금보가 이세계 전생자의 자리를 메우기에는무리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나름 충분한 멘토링을 선 보이기에 이것도 나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불편한 편의점 1권도 2권도 킬링타임용으로 추천하고 싶네요.
 
PS. 완전 다른 이야기라 그렇긴 한데,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소설책의 여운을 잊지 못해 쿠팡플레이에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애니메이션을 봤습니다. 책의 내용을 당연히 다 담을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기에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이런 식으로 표현을 잘 해냈구나 하며 감탄도 하면서 봤는데요. 뒷부분으로 가면서 감동이 깨어져 버렸네요... 병원을 나와서 본 불꽃놀이 장면은 애니메이션이 비쥬얼이 중요한 매체인 만큼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이었다 생각되는데...  어린왕자를 모티브로 사쿠라와 하루키의 대화를 그려낸다는 발상은 참 좋았다고 생각합니다만, 감정의 연결이라고 할까요? 그걸 끊어버린 느낌이 강하게 남았습니다. 혹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가 보고 싶은 사람은 제발 소설을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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