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몽테크리스토 백작 빌려 온 김에 다 읽었습니다. 역시나 큰글자로 되어 있는 책이라 읽기는 확실히 편하네요.
[읽다,느끼다,생각하다] - 초크맨_누구에게나 똥구멍은 있다.
초크맨과 니체 아포리즘, 덕후용 교양 지식 책 읽을 때 1권을 읽어서 2,3권을 마저 빌려왔습니다.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처음 읽은 건 아마 초등학생 때일 겁니다. 그리고 중학생 때 쯤 다시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아이들한테도 읽게 해주고 싶어 빌렸습니다만, 그리 흥미는 끌지 못한 듯 합니다. 큰 글씨에 내용도 그나마 짧게 편집도 좀 한 것 같은데 말이죠.
제가 어릴 때는 은원을 확실히 갚는 모습에 많이 끌렸던 것 같습니다. 돌아와서 자신의 은인에게 큰 보답을 할 때는 닭살이 돋는 느낌까지 받았던 기억이 있으니까요.
주인공 에드몽 당테스는 지인들과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한 검사의 욕심으로 14년이란 세월 동안 억울하게 이프섬의 감옥에 갇혀 분노와 억울함으로 미쳐버릴 지경이 됩니다. 하지만 우연치 않게 은인을 만나게 되고 덕분에 절대 탈출할 수 없다고 알려진 감옥을 탈출하고, 또 엄청난 재산도 갖게 됩니다.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걸려도 늦지 않는다고. 복수는 바로 시작되지 않습니다. 위에서 제가 여전히 소름돋게 좋아하는 은혜 갚은 장면 이후, 에드몽 당테스는 여러개의 신분을 만들고 복수의 바닥다지기를 하게 되죠. 자신이 고통받은 만큼 아주 치밀하고 파멸적인 복수를 진행시키기 위해서 말입니다.
복수의 대상들의 주위부터 천천히 접근하고, 이미 모든 안배는 갖추어 뒀으며 가차없는 정의의 복수를 천천히 진행시켜 나갑니다. 절대 자신이 관여되었다거나 명예가 실추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말이죠. 에드몽 당테스는 여러가지 신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몽테크리스토 백작(백작이라 작품에서도 불리니 호칭은 이제 백작으로)으로써 복수의 대상들을 대하며 조금씩 고통을 주며 파멸을 향하게 만들어 됩니다. 하지만, 통쾌한 복수도 있습니다만, 그 복수의 길에 백작 자신이 충격을 받게되는 부분도 죄책감을 느끼는 부분도 나옵니다.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이야기가 통쾌한 복수극으로써 시원한 복수만을 하는 단순한 인간상이었다면 아마 지금까지도 인기있는 소설이 되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순수한 청년에서 나락으로 떨어져 복수에 눈이 먼 백작으로 그려지지만 결국 복수를 진행하던 중에 그는 진정한 정의와 용서의 의미를 깨닫게 되면서 용서와 사랑을 추구하는 인물로 변화하게 됩니다.
거대한 부가 숨겨진 보물섬, 그 보물로 은혜를 갚고 복수를 한다. 어린 시절에는 그게 그저 좋았던 것 같습니다. 보물섬 또한 그런 맥락으로 좋아했었던 것 같구요. 그런데 지금은 이런 부분은 좀 유치하게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습니다. 왜냐하면 범람하는 양산형 판타지물들의 서사가 보통 갑자기 잘 되서 베푼다는 식이라 겹쳐 보인 부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건 신경 쓸 거리도 아니니..
어쨌든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는 백작의 심리에 더 눈이 가고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빌린 책은 편집을 꽤나 한 것 같은데 읽으면서 예전 기억도 나며 곱씹어 보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저한테 여전히 어린시절 감수성도 좀 남아있구나 하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찾아 읽게 되는 묘미가 또 이런 것인가 생각해 봅니다.
이 책은 당연히 읽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두말 하면 잔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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