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또 다른 도서관을 갔었습니다. 두달간 시립도서관, 구립도서관, 군립도서관을 다 경험해봤네요. 규모는 다 크다 느껴질 정도는 아닌, 고만고만한 정도라서 별 차이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기존에 갔던 곳은 10년 이내에 지어진 곳이라 책들도 헌책이 많이 없었는데 이번에 갔던 곳은 30년은 된 곳이라 그런지 헌 책은 진짜 헐었고, 예전 버전? 책들도 많았습니다. 룬의 아이들 1~3권과 이번에 빌린 4~7권의 차이 아마 한눈에 알아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읽다,느끼다,생각하다] - 가족들과 함께 근처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왔습니다.
빌려온 책들 중 룬의 아이들 7권까지 다 읽고 나서 읽은 책이 모든 일의 발단은 고양이었습니다.
읽으면서 느낀 점은 어딘가 앵무새 죽이기와 비슷한 느낌 그리고 그래도 언제나 캡틴의 성장기 소년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뭔가 시골의 느낌(모든 일의 발단은 고양이는 캐나다가 배경이긴 합니다만)과 기본적으로 쓰레기로 찍혀있는 퀸 집안이 앵무새 죽이기의 유얼 집안과 겹친다는 느낌이 많이 강하더라구요. 그리고 주인공 소년 트래비스의 성장은 구덩이의 스탠리의 성장과 그래도 언제나 캡틴의 마이키의 성장과는 또 다른 하나의 성장을 보여주었기에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머니를 잃은 상처를 안고 있는 소년과 반려자를 잃어 어쩌면 소년보다 오히려 큰 상처를 안고 있을 아버지, 이 두 남자의 알콩달콩 시골 귀촌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주인공은 소년 트래비스는 그 또래의 여느 아이들과 다를 것 없는 아이입니다. 좀 특별하다고 하면 아이스 하키 실력이 준수하다는 점 하나인데, 전학을 오면 아이스링크에서 그 실력을 뽐내고 친구들을 사귀려던 계획도 아이스링크를 사용할 수 없어 날아가버립니다. 게다가 등교 첫날부터 학교에서 알아주는 꼴통한테 찍혀버리면서, 그 꼴통 때문에 어느 누구도 트래비스를 가까이 하지 않게 되어 버리죠. 어이없게도 그렇게 첫날부터 꼬여버린 트래비스의 학교생활이 시작됩니다.
그러고 보면 모든 일의 발단은 저 꼴통의 꼴통짓 때문이라 제목도 저걸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만, 사건의 진행은 고양이들이 엮여 있기에 그리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중에도 고양이를 빼놓을 수 없기에 모든 일의 발단은 고양이라는 제목에 수긍할 수 밖에 없겠습니다.
유령이 나온다는 부둣가, 더이상 어부들도 들락거리지 않는 곳에 여러마리의 고양이들이 누구의 돌봄도 받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우연치 않게 그 부두에서 고양이들을 보게 되었고 개를 키우고 싶었던 트래비스는 다정한 소년이었기에 차마 이 고양이들들 그냥 두고볼 수 만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캣 보이(캣맘, 캣대디 같은 역할을 하는 소년이니까)를 자처하게 되죠.
언제나 다정다감하지만 규칙만큼은 셀 수 없이 만드는 아버지, 부두로 가는 길 언덕에 사는 무뚝뚝한 할아버지, 그래도 언제나 캡틴의 앨리 역할을 하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소녀 프리니, 이야기가 한참 진행되면서 손재주로 고양이들의 살 곳을 손 봐주는 헥터, 그리고 보모는 아니라지만 트래비스를 챙겨주고 맛있는 요리를 해주는 레일린 아줌마, 그리고 꼴통 허드까지 트래비스를 중심으로 해서 고양이가 매개가 되며 이야기의 줄기를 뻗어 나갑니다.
아버지와의 관계는 너무나도 좋아 트래비스가 규칙을 어기지 않는 한 어떠한 문제도 없을 거라 보일 정도였죠. 하지만 두 남자는 마음 한켠에 무거운 무언가를 안고 있기에 그리 살갑게 지내지만, 속내는 숨기는 사이가 되어 있습니다.
루시(개)를 키우는 할아버지는 트래비스의 큰 협조자 중의 한명입니다. 처음엔 살갑지 않은 태도라 트래비스도 데면데면했지만, 서로 기브 앤 테이크를 하면서 마치 친구와 같은 사이가 되죠. 그리고 할아버지의 안타까운 사연을 알게 되면서 더욱 가까워지게 됩니다.
프리니는 "그언캡" 의 앨리슨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소녀 캐릭터입니다. 떡진 머리에 다른 여자애들과 어울리지도 못하는 모습, 그래서 트래비스는 얘도 찌질이라 생각하기도 하죠. 하지만 소녀는 역시나 순수했습니다. 소녀의 웃는 모습에 트래비스도 아름다움을 느끼죠. 캣 보이 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누구보다도 많은 도움을 주는 소녀입니다. 퀸 집안과 엮여 있기에 집안 분위기는 역시 좋지 않지만, 그에 비해 밝은 성격으로 나와줘서 개인적으로 좋았습니다.
헥터는 꼴통 허드 때문에 트래비스에게 말을 못 걸고 있었죠. 식당에서 헥터와 트래비스가 대화했을 때 너 말할 줄 아는구나 할 정도로... 이후 헥터의 공작품을 보고 트래비스가 고양이들을 위한 도움을 요청하며 큰 조력자가 됩니다. 표현을 그르렁 대며 특이한 감정표현을 하는 친구인데 짱구에 나오는 맹구 같은 느낌의 친구입니다.
그리고 허드 퀸, 지치지 않고 사람을 괴롭힐 수 있는 아이로 상당히 위험해 보이는 폭력을 행사하는 캐릭터입니다. 과연 교화가 가능할까 싶은 느낌까지 들 정도로 트래비스는 계속 대항하지만 그럴수록 짓뭉개려 달려드는 들개 같은 인물입니다. 앵죽이에 유얼집안이 딱 이 책의 퀸 집안 같습니다.
구덩이가 순진하고 소심하기만 했던 소년의 성장기, 그래도 언제나 캡틴이 밝지만 아직은 고지식한 소년의 성장기라면 모든 일의 발단은 고양이의 경우에는 이해와 포용, 공존을 배우며 성장하는 소년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제일 기억에 남는 대사가 트래비스가 프리니에게 상처주는 말을 뱉은 후에 하는 '이젠 알겠다. 사람들이 왜, 주인공이 이미 일어난 일을 되돌리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는 스토리의 책을 사는 건지' 입니다. 이건 인정입니다.
[읽다,느끼다,생각하다] - 앵무새 죽이기_하퍼 리 사회적관념과 차별에 대한 시선
[읽다,느끼다,생각하다] - 그래도 언제나 캡틴_그레이엄 샐리즈버리 청소년기의 감수성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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