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무게

 

깊은 산속, 영리한 여우가 살았습니다. 

그는 누구보다 총명했지만, 자신의 재능을 오만과 탐욕으로 물들였죠. 

"나는 이 숲에서 가장 똑똑해. 왜 나만 이렇게 초라하게 살아야 하지?"

여우는 매일 다른 동물들을 속여 이득을 취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거짓말이었습니다.

토끼에게는 맛있는 당근밭의 위치를 알려준다며 덫이 있는 곳으로 인도했고,

다람쥐에게는 겨울 준비를 도와준다며 도토리를 빼앗았습니다.

"한 번 속았다고? 그건 네 잘못이야. 두 번 속았다고? 그건 내 능력이지."

여우의 거짓말은 점점 커져갔습니다.

여우를 걱정해 말리던 늙은 부엉이의 지혜로운 충고도 무시한 채, 그는 더 큰 욕심을 품었습니다.

"말이란 건 그저 도구일 뿐이야. 내가 원하는 걸 얻기 위한 날카로운 도끼와 같은 거지."

마침내 여우는 숲의 왕인 사자까지 속이려 했습니다. 

다른 동물들의 비밀을 팔아 사자의 신임을 얻으려 했죠. 

하지만 이미 모든 동물이 여우를 경계했고, 누구도 그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침묵하는 자가 가장 무서운 법이지..."

여우는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자신이 쌓아올린 거짓말의 탑이 무너지면서, 그동안 속여왔던 모든 동물들이 등을 돌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혼자 남은 여우는 자신의 동굴에서 중얼거렸습니다.

"이제 와서 보니, 내가 얻으려 했던 것들은 모두 허상이었어. 
영원히 가질 수 없는 것들에 집착하다가, 정작 가지고 있던 것들마저 모두 잃어버렸어."

세월이 흘러, 여우는 숲 끝자락에서 홀로 늙어갔습니다. 

그는 더 이상 영리한 여우가 아닌, 그저 외로운 늙은 여우일 뿐이었습니다.

"시간은 좋은 포도주를 만들기도 하지만, 쓴 식초를 만들기도 하는 법이지..."

여우의 이야기는 숲 속에 전설이 되어 전해졌습니다. 

욕심과 거짓이 얼마나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하는지, 성급한 성공이 어떻게 영원한 실패가 되는지를 보여주는 교훈으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