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읽다,느끼다,생각하다

(스포있음) 노량 죽음의 바다를 보면서 감독이 이순신 장군의 안티인가 싶었습니다.

by SUNG & SOL 2024. 1. 22.
반응형

책을 읽고 느낀 바를 적는 게 이 카테고리의 취지이긴 한데, 노량을 보고 나서 씁쓸함을 어디 표현할 곳이 없어서 여기에 적어봅니다.



이번 노량 죽음의 바다에서는 아들을 잃은 이순신 장군의 슬픔을 극중 내내 표현하고 있는데, 아들을 잃은 복수가 일본군을 섬멸하려는 목적으로 마저 보이게 만드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당연히 아버지로써 아들의 죽음은 가슴이 찢어지는 일이겠지만, 7년간의 전쟁 내내 백성을 아끼고, 나라를 걱정하던 마음이 개인적인 아들의 원한을 갚고자 하는 것처럼 비중을 크게 두고 묘사하는 건 아니었다 생각됩니다.



극중에서 명나라 도독 진린이 이순신이 왜군을 섬멸하려는 이유가 아들 때문이 이냐는 오해를 하기에도 충분한 모습을 보여주죠. 왜군을 섬멸해서 다시는 이 땅의 백성들을 고통스럽게 만들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아닌, 마치 아들의 복수만을 생각하는 전쟁광처럼 묘사를 하는 듯 했습니다. 



이순신 장군이 고뇌에 찬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좋으나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사람처럼 묘사된 것이 마음에 안들었을 뿐 아니라 전쟁 막바지에서 슬로우 모션으로 죽은 사람들이 보이는 묘사는 너무 신파적으로 몰고가는 느낌에 이순신 장군을 그런 감정에 연연하는 사람으로 표현했다는 점이 극의 루즈해짐은 차치하고서라도 역시 불만인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1차 총격에 북채를 맞았음에도 이순신 장군이 엎드려 있는 모습, 그것도 총맞은 북채는 던져 놓고 한참을 엎드려 있는 모습은 이순신 장군을 겁쟁이로 표현한 것 같아 짜증이 나기까지 했습니다. 진짜 전투 상황에서 북을 치며 병사들을 독려하던 장군이 치명상을 입지 않은 이상 북채를 놓치고 북을 치지 않고 한참을 엎드려 있는다 이해가 되는 설정일까요? 그 자세로 있다가 ‘나는 괜찮다 어서 북채를 가져 오너라’ 라니 이건 이순신 장군을 폄훼하기 위해 만든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저만 불편했던 부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노량은 이순신 장군을 폄훼했다는 생각이 들어 나오면서도 불쾌한 감정이 가시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영화 자체도 후반부의 죽은 이들이 하나하나 나오기 시작하면서 엄청나게 루즈해졌다는 것 또한 추가적인 불만이었습니다.

 

외국어 발음에 대한 것은 제가 논할 바는 아니고, 각 진영의 배우들은 충분한 역할을 해주었기에 나름 매력있게 보였습니다. 시마즈 장군의 오른팔 같은 장수 역할 하신 분의 경우에는 처음 나와서 대사하는 모습이 생김새와 상당히 안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외모만으로 느낀 편견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진린입니다만, 제 개인적인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노량에 나왔던 캐릭터들 중에서 인기투표를 하면 1,2위를 다투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이순신 장군 역할이 단연 1위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만 이번 노량에서는 이순신 장군의 비중이 그리 큰 편은 아니었기에 혹시나 인기 1위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죠.



세 나라의 장군들이 비굴한 모습없이 각자의 위치에서 싸우는 모습은 상당히 공정하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각 나라의 장군들이 멋있게 보이기도 한 만큼 이순신 장군에 대한 묘사에는 너무나도 불만이 클 수 밖에 없었떤 것 같습니다. 



당연히 이순신 장군의 장군다운 모습들이 부각되는 것은 맞습니다만, 끝까지 셋째 아들 이 면에 대한 끈을 놓지 않는 약한 모습, 북을 치다 총격에 북채를 떨어뜨리고 한참을 멈춰 있던 설정 등은 장군으로서의 면모를 깨트리는 부적절한 표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렇기에 이번 노량에 대해서는 불만이 너무 큽니다. 아들에 대한 연민이 극의 전체에 깔리지 않도록 적당히 타협하고, 죽은 사람들이 나와서 미소짓고 아들이 나와서 칼질하는 등의 루즈해지는 부분을 과감히 없애고 북치다 북채에 총맞는 장면도 굳이 넣는다면 재빨리 북채를 건네 받아 계속 북소리를 이어나가는 장면으로 편집하는 등 영화를 재편집해서 다시 개봉해줬으면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냥 너무 답답해서 어디에도 말 못하고 여기에 넋두리 삼아 적어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