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시타 코우노스케가 남긴 말
벤케이는 힘이 센 사람이었기 때문에 칼과 낫을 비롯한 7가지 도구를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벤케이였기 때문에 능숙하게 잘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지 우리들이었다면 7가지를 모두 잘 사용하기는 어렵지요.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받아온 지식은 이른바 벤케이의 7가지 도구와 같은 것입니다. 그것에 압도당하고 있지는 않은지 저는 묻고 싶습니다. 압도당해버린다면 어찌 할 수가 없죠. 지식을 능숙하게 잘 사용할 수 있는 확실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지식에 압도당한다면 인텔리의 허약함이 드러나 아무것도 개척할 수 없게 될 거란 생각이 듭니다.
현재도 널리 읽혀지고 있는 마츠시타 코우노스케(松下 幸之助)의 대표적인 저서 [장사 수칙첩(商売心得帖)]이 발행된 것은 1973년 2월의 일이었습니다. 이 서적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수칙첩]이기도 하고, 마츠시타의 발안으로 에도나 메이지 시기의 책처럼 일본풍 장정(裝幀)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표지 전체를 남색으로 인쇄하고 한 부분을 흰색으로 빼서 거기에 먹으로 타이틀을 넣습니다. 종이는 [신다이지(紙)]라는 일본종이 풍의 오돌토돌한 종이가 뽑혔습니다. 그런데 인쇄회사 기술자로부터 이 종이로 넓은 면적을 인쇄하면 얼룩이 져서 종이가루가 날아 다녀 인쇄하기가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던 것입니다.
우리들도 역시 그럴지도 모른다고 인쇄를 포기하고, 수고스럽고 비용이 들기는 하지만, 요곡(謡曲)집처럼 타이틀은 흰 종이에 따로 인쇄해서 남색의 [신다이지]로 만든 표지에 붙이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는 풀로 붙이기 때문에 풀이 마르면 직사각형 종이 둘레에 주름이 생겨버리는 겁니다. 그것을 마츠시타에게 보고하자 이렇게 물었습니다.
“처음 방법으로는 해보았나?”
“아니오, 안 해봤습니다. 기술자가 무리라고 해서…”
마츠시타의 얼굴이 갑자기 험악해졌다.
“해보지도 않고서 불가능하다는 걸 어찌 안단 말인가! 이제까지는 불가능했더라도 지금은 가능할지도 모르지 않는가. 기술은 시시각각 진보하고 있다네”
곧바로 인쇄소로 향해 종이와 인쇄 전문가에게 부탁을 해서 테스트를 몇 번이나 되풀이하도록 했습니다. 그러자 얼룩 없이 깨끗하게 인쇄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 덕에 제작비용도 싸지고 일정도 단축되었던 것입니다.
마츠시타는 미국의 자동차왕-포드의 [능력 있는 기술자일수록 불가능하다는 이론을 알고 있다]라는 말을 들면서, [지식이나 기술에 얽매여서 가능한 것마저 불가능하게 해버린다면, 그건 차라리 없는 편이 낫다. 그것이 인텔리의 허약함이라고 하는 것이다. 지식은 소중하지만 결코 압도당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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