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슈, 트렌드 생각하기

스며드는 것 - 시인 안도현

by SUNG & SOL 2017. 2. 6.
반응형


스며드는 것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 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 시인 안도현






모성애를 나타내는 시일까요?

아니면 불가항력에 대항할 수 없어

스러지는 아픈 삶을 이야기하는 걸까요?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불가항력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 싶어도 지킬 수 없게 만드는

불가항력...


약한 걸까요....





반응형